작가 이상을 수식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천재’와 ‘난해함’ 일 것이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자기만의 방식과 작품세계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을 개척했다는 평이 있는 반면, 그의 작품은 지나치게 난해하며 파격적이라는 부정적 의견 또한 꼬리표처럼 따라붙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상은 자신을 둘러싼 불안과 우울 등의 어두운 내면 모두를 작품에 투영하며 숨김없이 드러냈다는 것.
이러한 그의 정서는 농촌마을에서 안식이 아닌 단조로움과 권태를 느꼈다는 수필 『권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상의 작품 중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권태』를 통해 작가의 시선으로 본 농촌풍경과 특유의 자유로운 정서, 문체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상[李箱]
1910년 서울 출생. 본명은 김해경이며, 3살 무렵부터 큰아버지의 양자로 자랐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고,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 졸업 후 조선총독부 소속 건축기사로 근무하며 1930년 소설 『12월 12일』 연재와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33년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둔 후에는 1934년 순수문학지향 문인단체인 구인회에 가입하여 문인들과 교류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특유의 파격적이고 실험적 문체는 당시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던 『오감도』가 독자들의 거센 항의로 중단된 일이 그 중 하나이다.
1936년 변동림과 혼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홀로 일본으로 건너 가 문학적 열망을 이어가려 했지만 이듬해 사상 불온혐의로 체포되고 폐결핵이 악화되며 1937년 4월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2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주요 작품에는 『12월 12일』, 『이상한 가역반응』, 『오감도』, 『지주회시』, 『날개』, 『봉별기』, 『동해』, 『환시기』, 『산촌여정』, 『권태』가 있다.